'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 명예 되찾겠다.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나선 만화계.

지난 11일 자신이 그린 만화 '검정고무신'에 대한 저작권 관련 법정 공방 도중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20일  한국만화가협회 등 만화 창작자 10개 단체는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고 이우영 작가님과 같이 부당한 계약에 고통받는 일이 더 이상 없길 바란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고 이우영 작가 저작권 법정 공방 도중 별세

1990년대 인기를 끈 만화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 중학생 기철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만화로 이우영, 이우진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이영일 작가가 글을 썼습니다. 

당시 검정고무신은 최장수 연재 기록을 세웠고, 45권짜리 단행본이 출간됐고, 애니메이션도 제작됐으며, 캐릭터 사업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이같은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검정고무신이지만, 제대로된 수익 배분을 받지 못해 2019년 만화 공동 저작권자들과 수익 배분 소송으로 법적 다툼을 벌였습니다. 특히 원저작자임에도 '검정고무신'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영상 등을 사용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2022년에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검정고무신: 즐거운 나의 집' 개봉을 앞두고 대행사가 자신의 허락 없이 2차 저작물을 만들었다고 문제를 제기해 저작권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12일 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한 주택에서 이 작가가 방문을 잠근 채 기척이 없자 그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했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작가가 밝견되었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족들의 뜻에 따라 부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찰의 조사당시 유족들은 '이 작각가 최근 저작권 소송 문제로 힘들어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창작자의 권리 보호, 고 이우영 작가 명예 되착기 위해 힘을 합친 대책위 결성. 

한국만화가협회 등 만화 창작자 10개 단체는 20일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대책위는 '유가족분들은 만화가가 앞으로 이우영 작가님과 같이 부당한 계약에 고통받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고인이 된 이우영 작가님의 명예를 지키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진행중인 소송에서 반드시 승리해 작가님의 명예를 되찾고, 작가님이 자식보다 소중하게 대했떤 기영이, 기철이, 막내 오덕이와 그 친구들을 유가족의 품으로 되돌려 드리는 것을 첫 번째 활동 목표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우영 작가를 위한 추모의 공간을 만들고, 나아가 작가들이 유사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며, 추후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공유할 예정입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5일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불공정 계약을 막기 위해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에 2차적 저작물 작성권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2차 저작물은 원저작물을 변형, 각생하거나 영상 제작 등의 방법으로 만든 창작물을 말합니다. 

문체부는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해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에 2차적 저작물을 작성, 이용할 권리인 작성권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제 3자 계약 시 사전동의 의무 규정을 포함해 창작자의 저작권 보호 장치를 마련(6월 고시 예정)하는 등 정책적, 제도적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